우리끼리 지낸 첫 제사.

LOG/14~18(푸른솔) 2015. 6. 19. 01:00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올해부터 부산 아버지집에서 우리집으로 제사가 옮겨왔다.

설에는 아버지, 진경이,준경이,해안이 모두 모여 차례를 지냈으니까 제사가 옮겨왔다는 실감이 안났다. 그러나 6월 어머니 제사는 온전히 우리들의 몫. 게다가 메르스 유행 때문에 누나들도 오지 않기로 한, 순전히 우리들만의 제사다.

해서, 경아 부담이 클 테지. 

일주일전 쯤 생협에서 오징어포, 곶감, 약과, 대추, 새우, 바지락, 도라지, 고사리, 두부, 배 등등을 주문해 뒀고, 일요일엔 강화 찬우물 정육센터 가서 국거리랑 산적 암소한우고기 준비, 그저께 대명항 가서 큼직한 농어 한 마리 공양하여 준비했다. 떡은 얼마 전 장흥에서 모시와 쑥을 캐서 마춘 것이 있고 한과는 김포에서 김포조청으로 만든 걸 샀다.

우리집 생산물인 오디, 파, 고추 등등 기본 양념도 준비되어 있다.

거의 모든 재료가 우리 집 생산물을 비롯한 로컬푸드, 유기농 재료다.

어젠 나물을 데치고 무쳐서 냉장고에 보관했다. 고사리,도라지향기가 그윽한데, 우리 집 참나물 향기는 화끈하다.


오늘, 제삿날.


목요일, 경아, 나 둘 다 6교시를 내리 진행해야 하는 빡센 날. 퇴근시간이면 진이 빠지는 날.

오늘은 할 일 있어선지 아직 힘이 좀 있다.

생선찜 받칠 파,상추 뜯으러 텃밭 갔다가 땅콩에 무시무시한 진딧물농장이 생겼기에 물엿방제를 열심히 하고 왔다. 힘이 남나봐. 그 사이 경아는 바지락,새우국물과 표고버섯 국물 내서 탕 준비 중.

집에 들어서니 아련한 과거 제삿집 냄새가 난다. 소고기국이 주된 향기의 근원. 산적은 3조각이라 초미니 프라이팬에 조리 중. 산적 양념으론 우리가 만든 간장, 효소들이 다양하게 들어갔다. 산적 향기도 고풍스럽네.

2층에서 제기들이랑, 병풍 꺼내어 준비하고 대강 상 펴서 제기만 올려 놓고 전 부침을 시작했다.

두부와 호박으로 시작, 새우, 바지락전이 따라 오고 마지막으로 표고콩고기전이 들어왔다. 심플한 5종 구성이나 모든 재료의 맛은 유기농 최고급. 바지락전이 저리 진한 맛인 줄을 처음 알았다. 


다음으로 생선찜.

이틀 전 잡은 활농어, 10년 묵은 소금으로 살짝 간해 신선실에 두었다.

이틀 지났더니 꼬리 부분에 물기가 고였지만 냄새는 아직 싱싱하다.

살도 탱글탱글. 한쪽 면에 칼집을 내고 상추 깔린 접시 위에 놓았다. 그 위에 생강편, 고추, 파 등등을 놓고 상추로 덮는다.

생선찌는 시간은 20분. 금세 끝난다. 팬 뚜껑을 덮었더니 뚜껑에서 물기가 흘러 접시에 떨어진 게 조금은 흠.


상을 차렸다. 어동육서, 조율이시 등등을 다 따졌지만 틀렸다. 생선 대가리가 왜 서쪽으로 향한 거지????


제사 끝내고 한 상 차려서 맛나게 먹었다. 그러고보니 오늘 제사는 부잣집 정식 저녁 한끼 차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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