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18 지역주의 발언에 대해 할말 있습니다!

LOG/흥진(04-05) 2004. 4. 18. 15:45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일단, 저는 강릉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20여년을 살았으며 직장 때문에 경기도로 올라와 10여년을 산 사람이라는 것을 밝혀 둡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지지자라는 것도 밝혀 둡니다.

총선 후 지역주의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이번 총선 역시 동,서 분단 이라고까지 말할 만큼 국회의원 당선자가 분포되어 있습니다.동쪽은 한나라당, 서쪽은 열린우리당이 득세하고 있지요.

호남 지역주의의 발현이라고 는 절대!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역주의가 아니라 심정적인 기득권층과 심정적인 피지배층 간의 계급 의식 발현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강원도의 경우 성향이 대단히 보수적입니다. 원래 잦은 교류가 없는 지역일수록 새로운 정보에 대한 습득이 늦으며 연장자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나타납니다. 강원도는 지리적 특성상 도내 지역간 교류가 힘든 측면이 있었으며 새로운 사상에 대한 이해도도 낮아 결과적으로는 진보보다는 보수를 추종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경상도의 경우 언제나 그분들은 우리나라의 기득권층이었습니다. 영남 유림은 사림의 총본산이었고, 관료의 요람이었습니다. 언제나 왕조의 개혁정책에 적극적인 상소로써 반대해 온 지역입니다. 세종의 한글에 대해, 광해군과 정조대왕의 친청정책에 대해 계속 딴지를 걸어왔던 세력이었지요.

전라도와 제주도를 볼까요? 이 두 지역은 전라도는 역사적으로 줄곧 유배지역이었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지식인들의 일관된 유배지가 되었던 전라도와 제주도는 그 때문에 지역민들의 현실정치에 대한 비판의식이 강하며, 스스로를 기득권이라고 여길 여유가 없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보자면,

영남은 건국이래로 계속 기득권층의 요람이었습니다. 박정희의 고향이었던 구미를 중심으로 공단이 형성되었고, 대부분의 주요한 산업 기지가 울산과 부산에 건설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창출해 주었던 정권에 비판보다는 지지를 보내 왔고, 결과 실제 노동계급인 노동자, 서민들조차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착각을 계속 해 왔던 지역입니다.

하지만 호남과 제주는 다릅니다.

제주는 4.3 항쟁으로 인해 정권으로부터 수만명의 희생자를 내었고, 광주는 80년 광주항쟁으로 인해 역시 다수의 희생자를 내었습니다.
다른 세력이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의 집권층에 의해 자행된 학살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았던 지역입니다.
4.3 항쟁 진압을 주도한 당시 자유당 정권의 경찰총장인 조병옥의 아들 조순형이 아직 건재하며, 80년 광주항쟁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던 그 주역이 한나라당에 버젓이 살아 있습니다.
게다가 호남은 이전까지 묻지마 투표를 행해왔던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일거에 싹 거둔, 말그대로 지역주의로서 보자면 배신을 때리는 투표를 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을 지역주의라고 말한다면 호남 사람들 정말 섭하겠지요.

그에 반하여 영남은, 아니 부산경남은 한심할 정도로의 행태를 보여 줍니다. TK는 원래 그렇다 치더라도 부마항쟁의 성지, 그리고 한국정치 내내 야당지역이었던 부산경남마저 이따위의 투표를 하다니요. 한나라당에 대해 어떤 미련을 가지시는지요? 거제나 울산, 부산은 호남에서의 열린우리당처럼 새로운 세력, 예컨대 민주노동당에 몰표를 줄 의지는 없었는지요?
민주노동당이야 말로 창원에서 울산에 이르는 노동자 집약지역을 "진보벨트"로 삼아 진보청치의 여명을 맞이하자! 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이번 총선에서의 투표행태를 분석해 보면, 명쾌합니다.


영남은 스스로를 노동자,서민이라고 여기지 않고, 기득권층이라고 착각하는 절반의 대중과 정말 기득권층인 5%의 사람이 주도하여 한나라당의 압승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영남에서도 스스로의 위치를 정확히 자각하는 10%의 노동자,서민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했으며, 22% 정도의 이성적인 노동자 서민들이 열린우리당을 지지했습니다. 결국 한표라도 이기면 전부를 다 차지하는 소선거구제에서 어쩔 수 없이 한나라당이 도배될 수 있었던 것이죠.


호남은 10% 미만의 진정한 기득권층이 한나라당을 지원했으며, 아직은 노동계급임을 자각하지는 못하지만 스스로를 기득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80%의 서민들이 열린우리당을 지지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스스로를 노동계급이라고 정확히 판단하는 분들이 10%대의 지지율로 민주노동당을 지지한 점이라는 것입니다.

이 또한 소선거구제의 한계상 열린우리당이 압승하는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이번 선거는 지역주의의 발현이라기 보다는, 스스로를 기득권 층이라고 착각하는 영남 유권자의 착각이 가져온 영남에서의 한나라당의 압승과, 스스로의 위치를 기득권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못하는 호남 유권자들에 의한 열린우리당의 호남에서의 압승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냥 겉으로 나타난 지역적인 국회의원 후보자 당선 결과 보다 왜 그 지역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가 하는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영남 지역 30% 이상의 유권자들이, 스스로 기득권층이라는 착각을 버리게 된 것입니다. 이 수치는 점점 높아질 것이고, 향후 선거에서는 깨인 영남 유권자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된 점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더욱 희망적인 것은 한나라당이든 열린우리당이든 정책의 미미한 차이는 있을 지언정, 모두 기본적으로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다 라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11%는 된다는 사실이겠지요.

진정 나의 이익, 노동자,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당이 민주노동당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 분들이 생기게 된 것이 이번 총선의 의의라면 의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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