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12 번갯불에 콩 볶아 먹기

LOG/흥진(04-05) 2005. 3. 12. 15:49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아침 8시 30분 출근. 아침부터 급하다. 주문한 콜크보드를 붙이긴 붙여야겠는데, 어떻게 잘라야하는지 난감.
다른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자대고 칼로 자르라고..-_-;; 누가 그걸 몰라...
허둥지둥하다 끝.

1교시 학급회의 학급부서 정하는 시간이다. 정할 부서 쭉 불러 주고 화이트보드에 써 놓고 부회장 둘더러 희망을 받아서 정하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긴급 연락. 학부모 운영위원 선거인단 명부를 만들어 학년 것을 오전중으로 취합해 달랜다. 이름,주소,학생명 다 들어가는 명부라 쉽지 않을텐데.

아이들에게 부서정하기를 맡기고 난 전산실에서 열심히 만든다. 6학년 각반 것을 일단 아동이름만 입력해서 엑셀파일로 돌리고 우리반 선거인 명부 출력하고 나니 종.
교실로 와 보니 아직도 부서를 다 못 정하고 우왕좌왕 한다. 6학년이면 얼마정도는 알아서 정리할 나이이건만, 일일이 하나하나 시켜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

2교시 국어시간. 
6학년 나눠 줄 학부모총회 안내서 뭉치, 청소년단체 가입안내문 뭉치, 가입 원서 뭉치가 정신없이 배달되어 온다.
이곳 흥진은 안내문을 무지 많이 보내는 학교다. 벼라 별 특기적성 안내문이 계속 정신없이 도달된다. 
내가 6학년으로 뿌려야 하기 때문에 애꿎은 우리반 친구 두명은 안내문 전담직을 맡아 하고 있다.
조금 있다 홈페이지 공지에 학급임원 선출 현황 또 올리라고 연락. 이놈의 홈페이지 공지사항은 거의 하루에 한번씩 바뀐다. 이래서는 공지사항 약빨이 날 리가 없다.
홈페이지에 홍보하는 것 정말 좋아하는 학교다. 
언제 하나.. 국어 수업 무사히 마치고 열불나게 안내문 배달. 조금 늦게 학년회의 참석하여 회의자료 듣기. 학급안내판의 학급특색이 마음에 안든다고 바꾸라는 윗분 이야기.
이분 특기다. 다 된 것 맘에 안든다고 바꾸라 하는 것. 일의 계획 과정엔 참여 안하면서 나중에 딴지 놓기가 특기인 사람이 윗사람인 덕에 고달픈 건 우리다. 
학부모총회때 쓸 플랭카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메모되어 있지만 (우씨, 또 플랭카드야? 플로터 하나 있다고 사람을 광고쟁이처럼 부리는구만...) 간단히 무시.
아예 관리자가 없이 평교사끼리 학교를 운영하면 주인의식이라도 생기련만, 딴지 놓기 좋아하는 사람 밑에서는 일할 맛이 안난다.

3교시 실과시간.
아이들의 미래 직업과 성취방법에 대한 자유토론시간. 처음엔 쭈뼛거리던 아이들도 자유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되자 너도나도 손들고 발표하려고 한다. 덕분에 느긋하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한시간 오버. 
쉬는 시간엔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쓰기 위해 전산실로. 전학년 임원을 한글로 표에다 가득 써 놓은 것을 어떻게 올려... 간단히 스캔해서 올리기로 마음먹고 스캔. 꾀쟁이가 된다.

4교시 음악시간. 리듬치기와 사장조음계를 배우는 시간이다. 정신없이 리듬치고 노래하고 왁자지껄하다가 이론으로 들어서니, 피아노 학원 다니는 아이들 말고는 아무도 음악이론을 모른다. 왜일까. 분명 배웠어야 하는 건데. 다장조의 원리를 알아야 사장조를 알것이 아닌가. 처음부터 가르치려니 답답하다. 저번시간엔 장조와 단조의 느낌에 대해 강의했는데, 이번 시간엔 장조와 단조의 구성에 대해 강의를 새로 한다. 이해하는 녀석들 약 절반. 어렵다...

수업 마치고 교실 게시판 환경정리를 위해 몇 명이 남았다.....지만, 막상 뒷판 게시판 꾸민 것은 나와 경아씨. 다섯 녀석이 남아서 두시간 동안 했는데 게시판 아래쪽 풀밭만 겨우 완성한다. 역시 너무 많이 모이면 안돼. 하는 녀석은 열심히 잘 하는데 옆에서 잡담하다 장난치다 하는 녀석들로 교실 어지러움.. 쩝. 
가까스로 3시에 대강 교실 뒷판 끝내고 짜장면집에서 짜장면 먹인 후 집으로 옴.

정신없는 하루다. 이런 하루가 벌써 열흘째. 

학교가 들떠 있으면 아이들의 교과와 생활지도는 안된다고 봐야 한다. 학교 관리자들은 밖에다 뭐라도 보이는 게 좋겠지만, 그러자고 일을 벌리기만 하고 막상 시다바리로 일하는 것은 교사들이다. 고학년 교사들이 학교안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아이들 보내고 난 3시30분부터 퇴근시간인 5시까지. 결국 교재연구나 학급운영 구상은 항상 집에서 늦게까지 해야 한다. 
작년엔 이렇게 일 시켜놓고 딴지는 안 걸었지만, 올해는 놀다가 나중에 딴지거는 분까지 생겨서 더욱 의욕이 안난다. 

남들 잘 보이는 게 그리도 좋으면 맨날 전화통 붙잡고 놀지 마시고 일을 하셔요,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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